일본 생활정보

형의 일본 생활기 8편 <일본 음식 이야기>

일본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한 번 해보자. 



관광으로 일본에 와서 먹었던 음식들은
하나같이 다 맛있었던 것 같다.

여행으로 왔기 때문에 들뜬 기분 탓에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어느 정도 넉넉한 예산으로 왔기 때문에
꽤 괜찮은 음식을 먹어서였을 수도 있겠다.

그때는 심지어 편의점 도시락을 먹어도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었다.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편의점에서 교자와 맥주를 사가면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일본에 가는 것이 결정되고, 나름 기대를 했었다.

일본에 가면 여행에서 맛보았던
맛있는 음식을 더 싼 가격에 실컷 먹을 수 있겠구나.

고독한 미식가나 심야식당을 보면서
‘나도 저런 로컬 식당에서 아내와 오붓하게
식사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

라는 판타지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본에 직접 와서
먹고 살게 되면서 그런 환상은 깨어졌다.



관광으로 와서 먹는 음식과
일상생활을 하면서 먹는 음식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행 와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라도
이걸 일주일, 한 달 계속 먹게 되면
아무래도 느낌이 다르다.





오래 살게 되면서 느낀 일본 음식의 특징은
생각보다 기름지고 짜다는 것이었다.
(내가 살이 찔 수밖에 없었던 이유)


전엔 그렇게 맛있게 먹었던 라멘도
다시 보면 기름 덩어리에 짜디짠 국물이었고,
모든 음식의 전체적인 간은 한국 음식에 비해 강했다.


게다가 편의점 도시락과 디저트도
2주 먹으니까 질리더라.

다른 음식도 길어야 두어 달이었다.

물론 여행에서는 아낌없이 썼던 외식비를
이곳에서 살다 보면 그 정도로 지출하기 힘든 점도 있었다.

그러니 결국에는 스스로 해먹게 되거나
간단하게 샐러드로 해결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음식문화가 비슷하다고는 해도
엄연히  다른 나라의 음식이다 보니
입에 안 맞을 수도, 맞을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생활이 적응되고,
좋은 음식점을 찾는 안목도 생겨나면서
일본 음식의 장점도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좋았던 점 하나는
음식 하나를 만들어도
대체로 좋은 재료를 쓴다는 것이었다.


마트에 가도, 음식점에서 주문해도
재료는 확실히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것이 느껴졌다.

저렴한 곳으로 갈수록 음식이 짜고 기름지게 되는데
아무래도 재료의 품질을 감추기 위해 그런 것 같더라고.


나랑 비슷하게 한국과 일본, 미국
세 나라에서 산 미국 친구가 말하기를
같은 맥도날드에서 먹어도 세 나라의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일본의 음식의 질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구.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바가 컸다.

음식에 조금 민감한 사람이라면 하다못해 밥을 먹어도
쌀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확실히 쌀은 좋은 것을 쓴다.
(이것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음식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가공을 최대한 덜 하면서
재료 본연의 맛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에 대한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스시가 있겠다.

원래는 회를 먹어도 이게 어떤 물고기이고,
어떤 맛이 나는지 관심도 없었고,
제대로 알지도 못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사시미를 먹고,
스시를 먹으면서 조금은 구분이 가능해진 것 같다.


또한, 고급 식당으로 갈수록
음식이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나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눈으로 먹는 요리라고 해야 하나.

매우 예뻐 먹기 아까운 음식들도 꽤 많았다.
(물론 말만 그렇게 하고 금방 다 쳐먹음.)


이런 호사를 누릴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대단히 색다르면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맛있었던 음식은 다음과 같다.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한 번 드셔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린다.



오차즈케 :

녹차에 말아 먹는 밥이라고 보면 된다.

가끔 속이 좋지 않거나 외식은 하고 싶은데
조금 덜 짠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먹었다.

생각보다 전문 음식점을 찾기 쉽지 않으나
운 좋게도 집 근처에 전문점이 있어 종종 먹을 수 있었다.



몬자야끼 :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일본 음식 중의 하나다.
비쥬얼이 흉악해서 처음에는 다가가기 힘드나
한 번 맛보면 종종 생각난다.

츠키시마 역 근처로 몬자야끼 거리가 있는데
이 곳 아무 데나 들어가서 먹어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스시 :

정작 일본에서 살 때에는
고급 스시집에 가서 먹을 기회는 자주 없었지만,
집 근처에 싸고 맛있는 스시 전문점이 있어 종종 이용했다.

가성비가 좋기로 도쿄 내에서도 유명한 곳이었는데
아내와 같이 가서 실컷 먹어도
4천엔 이상 나온 적이 없었다.

잘 찾아보면 동네마다 싸고 좋은 스시집이 있으니
꼭 찾아보시길 추천드린다.



츠케멘 :

찍어 먹는 라멘이라 보면 된다.

라멘이 너무 짜서 먹기 부담스러웠는데
직장 동료가 추천해줘서 알게 되었다.

수프를 덜 찍어 먹을 수 있어 염분 조절이 가능하므로
개인적으로 선호하던 음식이었으나
너무 늦게 알게 되어 아쉬웠다.

또 확실히 라멘으로 먹을 때와는 면발의 느낌이 다르다. 



규카츠 :

원래도 소고기를 좋아하지만 규카츠는 특히 맛있었던 것 같다.

양이 아쉽긴 했지만 적어도 밥은 무한리필인 곳이 많았고,
그렇게 짜지 않아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바깥에서 자주 먹었던 음식은 다음과 같다.
아무래도 주머니 사정이 늘 넉넉하진 않았기 때문에
싸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주로 골라 먹었다.



규동 :

어딜 가나 규동 집은 쉽게 찾을 수 있고,
아주 싸게 먹을 수 있다.

저렴한 프렌차이즈에서는
대략 450엔에서 600엔 사이로
웬만한 규동을 먹을 수 있다.



라멘 :

한국에 있을 때에도
따뜻한 국물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그에 해당하는 일본 음식은 라멘이었다.

처음에는 맛있으나 끝으로 갈수록
짜고 기름져서 끝까지 즐겁게 먹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저렴하고 음식점이 많이 있어서 자주 먹었다.



카레 :

일본의 카레는 인도 카레와는 꽤 다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짜지 않은 음식을 찾다 보니 카레 집이 보이더라고.

어떤 집은 밥이 리필도 되어서
600엔에서 800엔 정도의 가격으로
배부르게 먹고 나올 수 있었다.



햄버거 :

미국 생활을 추억하며 종종 먹었다.

확실히 감자튀김 맛은 일본이 나았던 것 같다.
하지만 양이 적어서 늘 아쉬웠다.

미국에서는 적어도 음료수는 무한정으로 먹었었는데
여기선 항상 음료수가 모자랐다. 




마무리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일본 음식은 무엇이 있나요?

혹시 본인이 생각하는 일본 음식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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