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시차 적응이 끝나고,
산책 겸 해서 동네 구경을 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바로 일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동안은 이렇게 돌아다닐 시간이 있었다.
이 때 많이 돌아다녔어야 했다.
일본에 살기 시작하면서 느낀 첫 인상 중 하나는
모든 것이 작다는 것이었다.
일단 내가 사는 집이 무척 작았다.
지금 한국에서 내가 사는 방의 절반 만큼이
딱 집 전체에 해당했다.
방이 작다 보니 다른 큰 물건이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그러니 책상도 작고, 침대도 작고, 냉장고도 작고,
싱크대도 작고, 세탁기도 작다.
도쿄 평균 월세는?
도쿄23구 평균 월세 지도(2020년 3월ver.)
근데 월세는 왜이리 비싸냐.
왜 어떤 집은 세탁기가 없고,
왜 주변에 코인 세탁방이 많은지 이해가 되더라.
나중에 듣기론 어떤 집은 변기랑 세면대가
따로 있는 곳도 있다고 하더만.
상황은 바깥에 나가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엘리베이터부터가 작다.
내가 살던 방은 나름 10층짜리 맨션이었는데
엘리베이터는 4명 들어가면 가득찰 정도였으니.
그리고 엘리베이터 벽에는 대체로
이상한 부직포 같은 것이 붙어있다.
그게 왜 붙어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인도도 좁았다.
우리 집은 대로변에 있어
그 길은 그나마 넓은 편이었는데
조금만 골목으로 들어가도
2명이 나란히 걷기도 힘들 정도로 좁은 길이 많았다.
상황은 차도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동네로 들어갈수록 일방통행로가 많고
도로 역시 상당히 좁았다.
그래서 그런지 차들도 무척 작았다.
특히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디자인의 차가 많은데
거의 직육면체 모양으로 생긴 차들이 엄청 많다.
처음에는 무척 신기했으나 좀 오래 보니
디자인이 구리고 다 똑같이 생겨 금방 식상해짐.
하지만 그럼에도 동네마다 있을 것은 다 갖추고 있었다.
좁고 인구 밀도가 높다보니
편의 시설을 최대한 많이 갖추려고 노력한 것이 느껴졌다.
일단 지하철이 많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지하철이 많다고 했지
편리하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체국과 편의점, 드럭스토어는 어딜 가도 많았다.
일단 집 앞에 나가면 바로 1분 거리에 편의점이 있었고,
10분 거리에는 다른 편의점이 서너개 더 있었다.
그 만큼 우체국이나 드럭스토어도 많았다.
처음에는 우체국이 왜 이렇게 많은 지 이해하지 못했다.
또한 동네마다 작게나마 공원과 놀이터가 마련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놀거나 간단하게 운동하기 좋겠더라.
우리 집 주변에는 큰 공원이 하나 있었다.
이 공원은 벚나무가 많아
벚꽃 시즌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도쿄의 명소 중 하나라고 했다.
공원에는 테니스 코트와 야구장이 있었다.
테니스 코트는 한국의 공원에서도
종종 보긴 했지만 야구장은 처음 보았다.
그것도 그냥 공터가 아니라
덕아웃과 조명까지 갖춘 아주 제대로 된 야구장이었다.
생활체육이란 것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이러니까 얘네가 야구를 잘 하지.
(대신 우리는 PC방이 많아서 Esport에 능함)
주말에 종종 나가보면 갓 초등학교 들어갔을 법한 애들이
유니폼을 갖춰입고 야구를 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계속 쭉 걸어가 보았다.
멀리서 놀이터가 보였다.
놀이터가 한국에 비해 좀 많이 위험해 보였다.
이건 이 동네만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밤에 아무도 없을 때 나도 한 번 미끄럼틀을 타 보았는데
꽤 스릴 있었던 것을 보면 애들에게는 거의 롤러코스터 수준일듯.
공원의 끝에는 아라카와 강 (荒川)이 있었다.
이게 한자로는 황천이라던데, 아무튼.
상당히 넓은 강이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예전부터 치수가 끝내주게 어려웠다고.
나중에 큰 태풍이 찾아왔을 때
우리 동네는 범람 위험 구역으로 지정되어
3층 이하에 사는 사람은 대피소로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무튼 그 때 빼고는 특별히 위험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주변에 큰 공원과 강이 있어 조깅하기 좋았고,
가끔 산책 나갈 곳이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자전거가 무척 많았다.
차가 적은 대신에
(일본은 주차 공간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차를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자전거가 무척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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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자전거 생활은 한국과 다른점이 있다구?!
어느 역을 가든 자전거 주차장은 꼭 있었고,
항상 가득 차 있었다.
마트를 가도 자전거 주차장이 있었으며
그렇게 쇼핑을 하고 앞 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집에 가는 사람들을 늘 볼 수 있었다.
이런 광경은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인 것 같다.
내가 1년을 지낼 동네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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