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정보

형의 일본 생활기 13편 <일본에서 첫 교사 면접>

영사부에서 필요한 민원 서류를 받고,
바로 면접을 보러 출발했다.

다시 한국대사관을 지나갔다.
아까 나에게 길을 알려준 경찰이
아직 있길래 지나가면서 인사했다.

하지만 앞에서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하던
할아버지는 보이지 않는다.

교대시간이었는지, 점심시간이었는지,
아니면 이제 퇴근하신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가야하는 곳은
그 너머에 있었기 때문에 계속 언덕을 올라갔다.

언덕 위에 큰 공원과 도서관이 있었고,
공원 앞에 있는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으면 면접관인 안나 씨가 와서
안내해줄 거라고 했다. 그 곳에서 계속 기다렸다.







일본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내가 지원할 수 있는 직장은 매우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도쿄는 일본인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 사람들이 살던 대도시다 보니
영어로만 업무를 볼 수 있는 직장이 심심치 않게 있었다.

내가 구하던 직종은 주로 수학, 과학 강사나
IT 관련 직종이었다.

나는 아래의 사이트를 통해 일자리를 구했다.


craigslist:
영미권의 중고나라 같은 곳이다.
중고거래 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나 직원을 구하는 공고도 올라온다.
가끔 사기도 있다.


LinkedIn:
누구나 아는 구인구직자를 위한 소셜 미디어.


Glassdoor:
일종의 “블라인드”앱의 외국 버전,
이제는 직장 평가 뿐만 아니라
구인 광고까지 넣는 회사가 되었음


GaijinPot Jobs:
일본에서 일하는 영미권 외국인을 위한 커뮤니티인 것 같은데
구인 구직 커뮤니티가 활발해 보여 여기서도 활동함




이 중에 craigslist에서 지원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이번에 새로 만드는 국제 학교에서
수학, 과학 강사를 구한다는 곳이었는데
메일을 보내고 1시간도 되지 않아
면접 날짜를 잡자는 연락을 받았다.

사실 여기는 조금 의심스러운 점이 있긴 했다.

모든 연락은 craigslist에 연결된 메일로만 했으며,
내가 원활한 연락을 위해 라인 아이디나
심지어 사내 메일이라도 가르쳐달라고 했는데
알려주지 않더라구. 그래서 연락 수단이 메일 밖에 없었다.




10분 기다리다 왜 약속 장소에 오지 않냐고
항의를 했는데 대답이 없었다.

그런데 30분을 기다려도
오기로 한 사람이 오지 않았다.
40분 정도 기다리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메일로 한바탕 욕을 퍼붓고 돌아가는 참에 연락이 왔다.

다시 연락 장소에 있으면 안나 씨가 올거라고.
기다리고 있으니 겨우 안나 씨가 왔다.

내가 양복을 입고 있어서 그게 나 인지 몰랐다는 핑계를 대며
많이 더웠을텐데 잠깐 쉬었다가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
들어간 건물에 화장실과 정수기가 있어
잠깐 몸을 식히고 물을 마신 뒤에 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면접은 별로였다.
일단 내가 화가 났던 상태였고
(37도의 날씨에 40분간 서 있으면 부처님도 나처럼 된다.),
이 회사에 대한 믿음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먼저 질문을 했다.
먼저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비전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대충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 근처 국제 학교에서 일하는 선생 2명이
자기들이 학교를 만들어서 하면
더 돈을 잘 벌수 있을 것 같으니
어디서 독립해서 거기 학생을 좀 데려와서
하려는 느낌이었다.

각종 법적 절차는 다 밟은 것 같고,
건물은 아직 덜 만들어진 것 같더라구.

그래서 나를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서 면접을 진행한 것 같았다.

지금 있는 선생은 영어 선생 1명과
행정 직원 1명 (안나 씨)이 새 학교를 만드는 것 같았고,
이제 다른 과목 선생을 뽑으려고 하는 듯. 


면접을 진행하면서 거기서 원하는 대답이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내가 그 말을 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그냥 대충 말했다.

아직 제대로 체계도 잡히지 않은 이 학교에 들어가면
분명 계약에 적힌 업무 이상으로 고생할 것이 많아 보였다.

학교의 커리큘럼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만들어야 했고,
학년도 거의 미취학 아동부터 중학생까지 맡아야 할 것 같았다.

또한 교구 선정이나 구입 역시
거의 내가 할 일 처럼 보였다.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긴 했지만
상황에 따라 변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보였다.

게다가 나 역시 11월 부터는
연구소에서 일하는 것이 정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그 시간을 비우는 것도 고려해야 했다.
결론은 되더라도 내가 들어가지 않는 것.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묻길래 몇몇 이야기를 했다.
(특이하게도 내가 면접을 본 모든 회사에서
면접 뒤에 나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꼭 물어보았다.
회사에서 써먹진 못하더라도 개인적인 흥미는 있었던 듯)

그냥 나 역시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 하듯이
가볍게 이야기 했다.

다 끝나고 나가는데 우리 학교는
드레스코드가 없다고 하더라.
나는 “Good.”이라고 짧게 대답하고 그냥 나왔다.
좋은 대답을 바라지도 않았고, 대답 역시 오지 않았다.

대충 인터뷰 때 어떤 질문이 오갈지 알았다는 점에서
첫 면접에 대한 의의를 두기로 했다.




나중에 이 회사는 craigslist에서 신고를 먹었다.
건물 리모델링을 하는데
돈 떼먹고 안 줬다는 성토의 글이 올라왔고,
면접에 문제가 많았다는 글 역시 올라왔다.

예상한 대로 문제가 많았던 곳이었다.

나중에도 craigslist에서 구한 회사는
대부분 별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대로 된 회사라면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직원을 구할 것이니까.

나는 면접 자체를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서
굳이 가리지 않고 전부 다 가보았다.

그런 경험들은 나중에 큰 도움이 되었다. 



마무리

다들 일본에서 첫 직장은 어떻게 잡았나요?
면접은 어떠셨는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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