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정보

형의 일본 생활기 12편 <일본에서 한국 민원서류 발급 받기>

지난 시간에 이어서다.
아내를 세대주로, 나를 세대원으로 주소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가 필요했다.

하지만 다른 업무 때문에
이미 한국에서 가져온 민원서류는 모두 사용한 상태였다.


한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한국에 가야하나 절망에 빠져 있었다.

일본에 오래 산 친구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도쿄에서도 간단한 민원처리는 대사관에서 가능하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다음날 바로 대사관을 찾아 가기로 했다.

대사관은 롯폰기 근처 아자부주방에 있는데
마침 아자부주방에 있는 국제학교의 교사 자리의 면접 날짜도
같은 날에 잡혀 겸사겸사 가게 되었다.



도쿄의 많은 곳을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아자부주방은 처음이었다.

여기가 내가 어릴 때 보다 아빠한테 기집애들 만화 본다고 혼났던
세일러문의 배경이 되었다는 곳이라면서?

확실히 거리가 다른 도쿄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아기자기하고 다소 이국적이었다.

대사관이 많은 동네인 것 같아보였는데
표지판을 보면 다 어디 대사관이고,
심지어 조깅하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아침을 안 먹고 나와서 근처 카페에서 베이글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대사관으로 갔다.
일본에는 잘 없는 언덕이 많은 동네였다.

그리고 그 언덕 중간에 한국 대사관이 있었다.

대단히 더운 날이었는데 면접 때문에 양복까지 입고 있어
그 짧은 거리를 올라가는것도 힘들었다.

조금 언덕길을 올라가다보니
어떤 사람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고,
나는 그 사람이 있는 곳이 한국대사관일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그 시기 한국에서는 일본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었고,
일본 역시 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던 시기였다.

그리고 그런 불편한 감정은 주로 한국대사관 앞에서 표출되었다.

한국 대사관 앞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피켓을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그 할아버지 하나 때문에 있는 것 같은 무장경찰 십수명은
지겹다는 표정을 지으며 하품을 하고 있었다.

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 할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는 지는 몰랐지만
적어도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본 혐한시위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초라했다.

그냥 이 더운 날에 저 할아버지는 뭐 때문에 저러나 싶었다.

내가 온정이 넘쳐나서가 아니라
나처럼 손발 멀쩡한 청년도 힘들 정도로 더운 날이었다. 


대사관에 정문에 갔더니 경찰이 막아서길래
민원서류를 뽑으러 왔다고 했다. 아, 물론 영어로.

내가 일본어를 할 줄 모르고,
경찰은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참사가 일어났다.

결혼 관련 서류를 뽑고 싶다고 손짓 발짓을 하며서 설명했더니,
서류 발급은 여기가 아니라고
조그만 종이를 하나 꺼내주면서 나에게 보여줬다.
여기서 15분 거리에 대사관 영사과가 따로 있더라. (아 띠발)

고맙다고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 영사과로 갔다.


10분 정도 걸어갔더니 멀리서
태극기가 꽂혀있는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1층에서 간단하게 짐 검사를 하고,
민원 서류를 발급받으러 왔다고 하니
2층 영사과로 가라고 하더라.

바로 앞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이미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제일 앞에서 안내하는 직원에게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를 뽑으러 왔다고 했다.

작성할 서류를 받고, 옆에 있는 자판기에서
몇 번 인지를 뽑으라는 안내를 받았다.

인지를 구입하고, 번호표를 받고 기다렸다.

하필 점심 시간이라 창구가 하나만 운영되는 중이어서
내 차례가 오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기서 1시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긴 기다림 끝에 내 차례가 왔고,
창구에서는 빨리 해결되었다.

확실히 행정적인 절차는 한국이 세계 어떤 곳과 비교해도
일처리가 빠르고 친절하다.

아무튼 기다리면서 영사과를 한 번 쭉 둘러보았는데,
여권도 재발급이 되고 심지어 혼인신고까지 가능한 것 같더라.

거의 모든 민원처리가 되는 것 같으니
민원 업무를 위해 굳이 한국까지 갈 필요는 없어 보였다.

예상치 못하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시간을 넉넉하게 해서 왔기 때문에 면접에는 늦지 않게 갈 수 있었다.




마무리

혹시 도쿄에 있으면서 한국대사관 영사과에
다녀오신 분들이 계신가요?

가서 어떤 민원 업무를 보고 왔는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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