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정보

형의 일본 생활기 10편 <공항에서 재류카드 발급>

가족체재비자 발급 후 며칠 뒤에 일본으로 출국했다.
당시에는 일본의 수출제재 때문에
반일감정이 극에 달해 있던 시기였다.

어느 마트에 가더라도 당연하게
일본 불매 마크가 붙어있었다.

TV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본불매운동과
수출제재에 관련된 내용을 뉴스로 볼 수 있었다.

곧 일본에 가야 했던 나로서는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다.

몇몇 지인들은 내가 일본에 가는 것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비추는 일도 있었고,
몇몇 친구들은 그에 대해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적의 군량미를
축내러 간다고 하며 불편한 상황을 모면했다. 





불편한 감정을 나만 느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일본으로 출국하는 날이었다.
비행기를 탔는데 좌석이 반 이상 비어 있었다.

살면서 일본에 갈 일이 적지 않았는데
이렇게나 사람이 적게 탄 것은 처음 보았다.

그마저도 한국인은 거의 없고,
대체로 일본인 관광객인 것 같더라.

비행기 안에서 한국어를 거의 들을 수가 없었다.

아마 다들 눈치가 보이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비행기를 탔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일본인들이 한국으로 관광을 많이 왔다고 했다.

일본불매운동으로 비행기 표 가격이 많이 내려가서
오히려 일본인들이 한국을 많이 방문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내가 아는 일본 지인도 이 시기에 한국을 다녀왔다고 했다. 




공항에서 재류카드 받기


공항에 내렸다.
가족체재비자로는 처음 입국했기 때문에
공항에서 재류카드를 발급받아야 했다.

이 재류카드란 것은 일종의 외국인 등록증이라고 보면 된다.

이것이 있어야 일본에서 장기체류자로 인정되어
휴대폰을 개통하든 통장을 개설하든 뭐든 할 수 있다.

비자와 더불어 그야말로 일본 생활의 첫 단추인 셈.

앞에서 안내하는 분께 재류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말을 했더니 관광객들이 가는 곳과는 다른 곳으로 안내받았다.

거기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어떤 젊은 학생도 하나 오더라.
기다리는 시간이 심심해서 말을 걸어보았다.

이 학생은 워킹 홀리데이로 온 학생이었는데,
원래도 일본어를 공부했었고
예전에도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와 본 적이 있다고 하더라구.


잠깐 얘기를 하다 보니 재류카드 발급 준비가 되었는지
이번에는 또 다른 곳으로 안내되었다.

거기서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아무 문제 없이 재류카드를 발급받았다.






재류카드를 만들 때 필요한 준비물을 다음과 같다.

여권
증명사진 2장

(6개월 내 촬영한 것, 세로 4.0cm x 가로 3.0cm)
입학허가서 (학생비자로 온 경우)
재직증명서 (취로비자로 온 경우)
재류자격인정증명서 (가족체재비자의 경우는 없어도 됨)




자격외 활동 허가 신청서 양식

http://www.moj.go.jp/content/001290246.pdf


혹시 학생비자로 온 사람은
방과 후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자격외활동허가신청서도 제출하면
공항에서 바로 허가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르바이트는 주 28시간으로 제한되나
방학 때에는 1일 8시간으로 된다고 들었던 것 같다.

재류카드를 만들 때 말을 하면 아마 서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가족체재비자로 왔기 때문에
공항에서 자격외활동허가 신청을 할 수 없어
나중에 출입국사무소에 다녀와야 했다. 






해외 생활에서 은근히 도움이 되는 팁을 하나 주자면,
한국에 있을 때 한국에서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 민원 서류들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등)은
미리 서너 부 발급 받아 오는 것이 유용하다.

어느 나라든 처음에 정착했을 때에는
갖가지 행정적인 절차를 밟을 일이 많은데,
은근히 한국의 서류를 요구하는 곳이 많다.

공증까지는 안 해가도 되지만 이런 서류들을 가지고 가면
필요할 때 없어서 낭패를 보는 것보다는 낫더라고.

물론 일본에 있더라도 한국의 민원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아무튼, 문제없이 재류카드를 발급받고
출국장으로 나가니 아까 같이 기다리면서
얘기하던 학생이 기다리고 있더라.

서로 가는 길이 달라 인사하고 헤어졌다.

나는 집이 나리타 공항에서 크게 멀지 않아
1번의 환승으로 쉽게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본격적인 일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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